동아시아를 대표하는 중국은 오랜 역사와 거대한 대륙 크기만큼이나 독자적인 문화를 지녔다. 유교·불교·한자 등 우리나라 문화도 중국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아왔다. 특히 건축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지역과 계통적인 문제, 시대나 국가 간의 문화 교류 등 걸어온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 책은 한국과 중국, 양국 간의 건축이 보여주는 유사성과 상이성을 살핀다.
주변 국가와의 질 높은 학술교류를 위해서는 자국에서 먼저 건축 분야의 용어가 명확하게 정리되어야 한다. 2008년 앞서 중국에서 먼저 출간됐으며, 번역본으로 중국 건축 전문 용어사전으로는 국내 최초로 선보인다. 저자인 왕취쥔 교수는 현재 중국에서 건축뿐만 아니라 원림, 촌락 등과 관련한 다양한 연구와 서적을 출판한 바 있다. 자신의 박사학위논문 주제인 중국 민가연구를 통해 얻은 폭 넓은 중국 고대건축에 관한 지식을 바탕으로 다른 건축서들과 다른 차별성을 보여준다.
책은 용어를 중심으로 서술한다. 용어 하나하나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건축물의 외관과 내부, 구조와 재료 등 건축 전체에서 파생된 작은 단위로 구성된다. 정자, 민가, 궁궐과 같은 건축 유형도 함께 소개하면서 점차 서술의 폭이 넓어진다. 마지막 장에는 중국 건축사에서 꼭 짚고 넘어가야할 건축물을 간략하게 정리한다. 앞서 읽은 용어들과 함께 중국 고대건축의 역사적인 흐름도 파악할 수 있다. 옥정(지붕), 장벽(벽체) 등 건축의 주요 요소 들 뿐만 아니라 가구, 편액, 패방, 석굴 등 건축과 관련된 포괄적인 내용들을 장별로 나누어 설명한다. 중국 건축의 전반적인 내용을 보다 쉽게 살펴볼 수 있으며, 독자들이 찾아보기에도 용이하게 구성되어 있다.
특히 용어를 설명할 때 단순히 글자만을 나열하여 풀어내지 않고, 풍부한 시각자료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수록된 그림들은 대부분이 저자가 직접 손으로 그린 것이다. 저자는 20여 년 동안 중국의 여러 성(省)과 대만, 홍콩 등 중화권 문화을 조사하며 자료를 수집했다. 이를 바탕으로 철저한 고증을 거친 후 책에 담아냈다. 건축물을 묘사하기 위한 도판으로 속사화, 펜화 등 주로 그렸다. 저자만의 그림은 디테일과 색채가 풍부해 각 용어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이 책은 건축 및 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가뿐만 아니라 중국건축이나 중국문화에 관심 있는 일반 독자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