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두뇌를 가진 사람들 가운데 매일 같은 옷을 고집하는 경우가 유난히 많다는 걸 느낀 적 있나요? 스티브 잡스의 상징 같은 검은색 터틀넥부터 마크 저커버그의 대표적인 회색 후디까지, 겉으로는 단조로워 보이는 이 선택들에는 흥미로운 이유가 숨어 있습니다. 그 핵심은 바로 의사결정의 과학에 있습니다.
일상적 선택이 주는 심리적 부담
무엇을 입을지 고르는 일은 사소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우리의 정신적 에너지를 소모하는 결정입니다. MIT 강사이자 Extreme Productivity 저자인 밥 포즌은 우리가 하루 동안 사소한 것부터 중대한 것까지 1만에서 4만 번에 달하는 결정을 내린다고 설명합니다. 사소한 일에 에너지를 많이 쓸수록, 정말 중요한 일에 쓸 정신적 여력은 줄어들게 마련이죠.
결정 피로와 옷차림 선택의 상관관계
이처럼 끊임없이 쏟아지는 선택의 연속은 심리학자들이 ‘결정 피로’라 부르는 상태로 이어집니다. 사회심리학자 로이 F. 바우마이스터가 제시한 이 이론은, 우리가 결정을 거듭할수록 정신적 에너지가 고갈되어 의사결정 능력이 떨어진다고 말합니다. 반복해서 사용하면 지치는 근육처럼, 두뇌의 결정 기능도 시간이 지날수록 쉽게 피로해집니다.
2016년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오랜 시간 결정을 내린 뒤에는 사람들의 현명한 선택 능력이 약화되었습니다. 뇌 스캔 결과, 의사결정에 핵심적인 측외측 전전두피질의 활동이 감소하는 양상이 관찰되어 정신적 에너지의 소진을 시사했습니다.
유니폼식 복장의 대표적 사례: 아인슈타인, 오바마, 잡스, 저커버그
스티브 잡스를 떠올려 봅시다. 거의 매일 검은 터틀넥을 입는 선택을 통해 그는 애플을 이끌고 새로운 기술을 개척하는 등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월터 아이작슨의 공인 전기에서 잡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옷에 대한 결정을 하고 싶지 않아요. 같은 청바지와 검은 터틀넥을 여러 벌 갖고 있죠.”
상대성이론으로 유명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역시 간결한 회색 양복과 흰 셔츠, 신기 편한 구두를 즐겨 신어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저커버그와 버락 오바마 같은 인물들도 패션에 관한 선택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신만의 일정한 스타일을 고수해 정신적 부담을 줄여 왔습니다.
결정 피로 이론에서 얻는 실용적 통찰
결정 피로를 줄이려면 일상 속 선택을 가능한 한 단순화하고, 한정된 정신적 에너지를 더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법을 익혀야 합니다. 많은 창의적 리더들이 매일 비슷한 옷차림을 택하는 이유도 바로 이 피로를 줄여 더 중요한 성취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이기 때문입니다.
다음에 옷장 앞에서 한참을 망설이고 있다면 선택지를 줄여 보는 건 어떨까요? 더 생산적이고 집중력 있는 하루로 이어질지 모릅니다. 어쩌면 자신만의 ‘유니폼’을 정하는 것이 탁월함으로 가는 첫걸음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