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사랑이고, 문학이다. 추억이기도 하며, 동경이기도 하다. 또한, 집은 바다이고 상징이며 성이자 리듬이다.
집에 대한 저자 김기석의 생각이다.
22년 전, 김기석이 써 내려간 집에 대한 이야기와 그의 제자 구승민의 삽화가 만나 한 권의 책으로 재탄생했다.
저자가 들려주는 집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 곁다리가 옆에 붙어있어 건축을 전공하지 않은 이라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건축가이자 시인인 저자의 특이한 이력이 빛을 발하는 대목이다. 덧붙여진 배경 이야기 외에도 함께 사용된 구승민의 삽화 또한 읽는 즐거움을 더한다. 점묘화 방식의 삽화들 외에도 건물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다이어그램과 평면도도 넣었다. 소소한 재미를 주는 건축가의 초상화는 덤이다.
이야기는 사람-집-사랑을 연결하며 사랑은 하트 모양으로 표시되고, 사람의 심장 또한 하트로 표시한다면, 집의 심장, 집에서 사랑이 가장 가득한 공간은 어디일까? 라는 물음으로 시작한다.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돕는다. 머릿속으로 이야기를 그려 나가도록 한다.
책의 구성은 총 네 개의 장으로 되어있다. 첫 번째 ‘집은, 그냥 집이 아니다’에서는 집은 무엇인가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집의 기원을 이야기한다. 인류가 자연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집에 필요한 기능과 설비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정착되었는지를 밝힌다.
두 번째 ‘집은, 인류의 문명사다’는 집의 주요 공간에 대한 장이다. 부엌을 비롯해 방과 마당이 어떻게 생겨났고 변화되어 왔는지 이야기한다. 또 그 변화가 공간 분화에 따른 인류 문명의 시작이라는 점을 밝히면서, 그 과정에서 형성된 각 공간의 성격과 쓰임새 및 관계를 이야기한다.
세 번째 ‘집은, 지혜로 짓는다’에서는 창, 문, 계단 등 집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집에 사는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며, 그 안에 인류가 숨겨 놓은 지혜는 무엇인지, 어떻게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다.
마지막 장 ‘집은, 삶으로 이루어진다’에서는 집의 유형과 위치하는 장소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만나는 다양한 집이 인류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그 안에 담긴 시간의 흐름과 변화는 인류가 이룩한 문명의 발달과 함께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