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집은 삶의 주체가 아닌 경제적인 수단으로 여겨진다. 많은 사람이 집을 사고 팔기 위한 소유물로만 취급하는 요즘, 모두가 높고 큰 집을 원한다.
이 책은 집의 진정한 의미를 잃어버린 현대인들에게 집은 거주자의 생활이 묻은 삶의 터전, 주체라고 말한다. 또한 이들이 살아가기에 적절한 크기를 논의한다. 그 결과, 건축주와 건축가가 전하는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전국의 ‘작은 집’ 아홉 곳을 살펴본다. 서울에서 제주까지, 전국 각지에 지어진 작은 집들은 저마다 다른 사연으로 가득차 있다.
실험 주택인 ‘6×6’에서 건축가는 한발 물러서 오롯이 거주자의 생활에 초점을 맞춘다. 옛날의 마을 공동체를 재현한 듯한 협동 조합형 주택인 ‘비온 후 주택’과 컨테이너로 만든 귀농 부부의 집 ‘네모하우스’ 등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자신들만의 ‘작은 집’에 말을 건다. 삶의 흔적으로 충만한 작은 집이 좋다고 말하는 이 책은, 우리가 집과의 관계를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