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속 희귀 동물 무리 등장… 운전자가 급브레이크를 밟은 숨 멎는 역대급 순간

2025년 10월 06일

보통 타스마니아의 벤 로몬드 국립공원을 달릴 때면 웅장한 지형과 살아 숨 쉬는 야생의 기운에 압도되곤 한다. 그런데 최근 리처드 월드런과 섀넌 리가 안개 자욱한 산길을 올라가던 중 맞닥뜨린 장면은 그 기대를 넘어서는 것이었다. 타스마니안 로버 스키 클럽에서 일하는 두 사람은, 희귀한 동물들이 갑자기 안개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 차 앞 도로를 가로지르는 순간을 목격하고는 말 그대로 얼어붙었다.

뜻밖의 조우

“그들이 도로를 건너는 모습을 보는데, 우리 둘 다 압도적인 경외감을 느꼈어요.” 월드런과 리가 이렇게 전했다. 그들이 본 동물은 바로 바늘두더지(일명 “spiny anteater”)였다. 이 숨어 지내기 좋아하는 동물은 호주, 타스마니아, 뉴기니 자생종이지만, 대개 혼자 생활하고 위장이 뛰어나 관찰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런데 그날은 무려 다섯 마리가 함께 나타났고, 호주 겨울철에만 볼 수 있는 바늘두더지 특유의 희귀한 짝짓기 행렬로 보였다.

보기 힘든 순간, 영상에 담기다

월드런과 리는 이 놀라운 순간을 재빨리 영상으로 기록해 온라인에 공유했다. 곧바로 화제가 된 영상에는 이례적인 장면에 감탄하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틱톡에 올리고 댓글을 보고서야 이 장면이 얼마나 특별한지 실감했어요.” 두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대부분 한 번에 한두 마리 정도만 본다는데, 다섯 마리가 함께 있는 모습을 만난 건 정말 큰 행운이었죠.”

바늘두더지가 특별한 이유는?

바늘두더지는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동물이다. 뾰족한 가시와 조심스러운 성격 탓에 종종 고슴도치와 비교되지만, 분류학적으로는 전혀 다른 무리에 속한다. 바늘두더지는 오리너구리와 함께 단공류에 속하는데, 이는 포유류 가운데서도 드물게 알을 낳는 부류다. National Wildlife Federation(전미야생동물연맹)에 따르면, 바늘두더지는 대체로 단독으로 지내기 때문에 이번처럼 여러 마리가 함께 움직이는 장면은 더욱 이례적이다.

천천히, 조심히 운전하자는 메시지

이 영상은 야생동물 애호가들은 물론 지역 단체들의 관심도 모았다. Visit Northern Tasmania는 소셜 미디어에 해당 영상을 공유하며 이렇게 적었다. “이 친구들, 얼마나 귀여운가요! 타스마니아 도로에서는 속도를 낮추고 우리가 이 공간을 토종 야생동물과 함께 나눈다는 점을 잊지 말자는 훌륭한 상기입니다.”

여러 야생동물 보호 단체들 역시 같은 목소리를 냈다. 드라이버들이 항상 주의를 기울이고,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는 동물들을 배려하라고 당부한 것이다. 이런 만남은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놀라운 생물다양성을 다시금 일깨워 주며, 그것을 지키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상기시킨다.

Animals Emerges From the Fog

자연의 놀라움은 언제나 곁에

월드런과 리가 운 좋게 마주친 희귀한 바늘두더지 짝짓기 행렬은 자연을 탐험할 때 마주하게 되는 경이로움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타스마니아의 안개 낀 산길을 달리든, 동네 공원을 산책하든, 자연은 뜻밖의 장면을 선물할 준비가 늘 되어 있다. 다음에 야외로 나갈 때는 시선을 조금 더 넓혀 보자. 언제, 어디서든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을 맞닥뜨릴지도 모른다.

김 지훈

김 지훈

건축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시대와 인간을 담는 언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대학교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뒤, 다양한 도시에서 경험을 쌓으며 건축 저널리즘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C3KOREA에서는 건축 비평과 인터뷰를 주로 담당하며, 한국 독자들에게 세계 건축의 맥락을 전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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