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에서 등산객들이 본 정체불명의 형체 — 안개 속에 멈춰선 사람들

2025년 11월 15일

강원도 설악산의 깊은 능선에서 이상한 목격담이 잇따르고 있다.
등산객들에 따르면, 새벽녘 짙은 안개가 깔릴 때 사람의 형체로 보이는 그림자 여러 개가 능선 위에 서 있었다고 한다.
그들은 미동조차 없이 서 있었고, 안개가 걷히자 마치 녹아내리듯 사라졌다.

이 이야기는 처음엔 단순한 착시로 여겨졌지만, 동일한 현상을 목격한 등산객이 늘어나면서 설악산 일대가 다시 한 번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SNS에는 “사진으로 찍으려 했지만, 렌즈가 뿌옇게 변해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는 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움직이지 않는 사람”을 봤다는 등산객들

지난 10월 중순, 서울에서 온 40대 등산객 이모 씨는 권금성 근처에서 이 기이한 장면을 직접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새벽 5시경 안개가 가장 짙어질 무렵, 능선 위에 사람의 실루엣처럼 보이는 형체 3개를 봤다.
이 씨는 “빛이 반사된 나무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그 형체들이 정확히 같은 방향을 향해 서 있었다는 점에서 섬뜩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움직임이 전혀 없었어요.
사람 같기도 하고, 그림자 같기도 했죠.
그런데 안개가 걷히자 그대로 사라졌습니다.
정말 믿기 힘든 광경이었어요.

등산객 이모 씨 인터뷰 중

이후 비슷한 시각에 등산하던 다른 사람들도 동일한 지점에서 같은 현상을 봤다고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면서, 이 소문은 빠르게 확산됐다.
“설악산의 정령”, “영혼의 행렬”, “안개 속의 사람들”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현상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전문가들의 분석 – 과학인가, 미스터리인가

기상청은 해당 현상을 **‘브로켄 현상(Brocken Spectre)’**의 일종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브로켄 현상은 태양빛이 비스듬히 비출 때, 관측자의 그림자가 안개나 구름 입자에 반사되어 거대한 인간 형체처럼 보이는 착시현상이다.
실제로 유럽 알프스에서도 종종 목격되는 자연적 광학 현상이다.

하지만 이번 설악산 사례는 다소 다르다.
목격자들이 말한 형체의 개수가 2~3명 이상이었으며, 등산객이 혼자 있었다는 점에서 단순한 그림자 현상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일부 지질학자들은 “특정한 습도, 햇빛 각도, 입자 밀도, 바람 방향이 동시에 맞아떨어질 경우 여러 겹의 반사 그림자가 생길 수 있다”고 분석한다.

설악산에서 보고된 주요 자연현상들

  • 운무(雲霧) : 산악지대의 극심한 기온차로 발생하는 안개
  • 브로켄 현상 : 태양광이 안개 입자에 반사되어 생기는 거대한 그림자 착시
  • 서릿발 반사광 : 얼음 결정이 햇빛을 굴절시키며 형체로 보이는 빛의 기적

그러나 이러한 과학적 설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부분이 많다.
특히 현상을 목격한 등산객 중 일부는 형체가 서로를 바라보거나 손을 든 것 같았다고 진술했다.
이는 단순한 그림자 현상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설악산이 품은 오래된 이야기

설악산은 오래전부터 ‘산의 혼(魂)’이 깃든 곳으로 불렸다.
옛 속초 주민들은 “안개가 내리는 날, 산은 사람의 세계와 영혼의 세계를 잇는다”는 말을 전해왔다.
특히 백담사와 울산바위 일대에서는 이상한 그림자나 음성을 들었다는 이야기가 꾸준히 이어진다.

설악산은 단순한 산이 아닙니다.
수백 년 동안 수많은 생명이 이곳을 거쳐 갔고, 그들의 숨결이 여전히 머물러 있죠.
그게 안개 속에서 드러나는지도 몰라요.

속초 토박이 주민 김만수(78) 씨

SNS를 달군 사진과 영상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설악산에서 촬영한 미스터리한 그림자”라며 여러 사진과 영상이 공유되고 있다.
대부분 희미한 이미지지만, 일부 영상에서는 사람과 유사한 형태의 실루엣이 멈춰 서 있는 듯한 장면이 포착되어 있다.
댓글에는 “자연현상일 뿐이다”라는 의견과 “진짜 영혼 같다”는 반응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기상전문가 정다현 박사는 “대부분 착시지만, 사람의 감정이 개입될 때 공포와 신비가 더 크게 느껴진다”고 말한다.
그는 또 “설악산처럼 높은 습도와 불규칙한 지형에서는 다양한 빛의 굴절 현상이 동시에 일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개 속의 진실은 여전히 산에

이제 설악산은 단순한 등산 명소가 아니라, 신비로운 이야기의 무대가 되었다.
등산객들은 여전히 새벽의 안개 속에서 누군가의 시선을 느꼈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 시선이 사람의 것인지, 아니면 산이 만들어낸 환영인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새벽 안개가 깔린 능선 위, 태양이 떠오르기 전의 고요한 순간 —
그곳에 서면 문득 누군가가 옆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당신이 돌아볼 때, 그 자리에 아무도 없을 수도 있다.

설악산의 안개는 여전히 많은 것을 감추고 있다.
그 안에는 과학으로 설명되지 않는 무언가, 혹은 산이 지켜온 오래된 기억이 숨어 있는지도 모른다

김 지훈

김 지훈

건축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시대와 인간을 담는 언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대학교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뒤, 다양한 도시에서 경험을 쌓으며 건축 저널리즘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C3KOREA에서는 건축 비평과 인터뷰를 주로 담당하며, 한국 독자들에게 세계 건축의 맥락을 전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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