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복궁 아래, 500년간 잊혀졌던 비밀의 터널이 다시 발견됐다

2025년 11월 12일

서울의 심장부, 조선 왕조의 상징인 경복궁 아래에서 믿기 어려운 소식이 전해졌다.
최근 복원 공사를 진행하던 문화재청 조사팀이 지하 깊숙한 곳에서 오래된 석조 터널 구조물을 발견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구조물이 조선 초기, 약 500년 전 건축 당시 만들어진 비밀 통로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복원 작업 중 우연히 드러난 입구

지난 9월, 경복궁 근정전 인근 배수 시설을 정비하던 도중, 공사 인부들이 지하에서 의문의 돌문과 벽돌 구조물을 발견했다.
현장에 투입된 고고학자들이 정밀 조사를 진행한 결과, 약 지하 6.5미터 깊이에서 아치형 통로가 서쪽 방향으로 약 40미터 이어지고 있었다.

처음에는 단순한 배수로로 생각했지만, 구조 방식과 석재의 형태가 일반 수로와는 전혀 달랐습니다.
벽면에는 장식 문양과 한자 음각이 남아 있었죠.

박정훈 박사, 국립문화재연구원 고고학자

조사팀은 이 통로가 궁궐 내부의 비상 이동로나 비밀 통신로로 쓰였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조선왕조실록에도 남겨진 ‘비밀 통로’의 흔적

흥미로운 점은, 이와 비슷한 통로에 대한 기록이 《조선왕조실록》 세종 14년(1432년) 편에 등장한다는 것이다.
그 기록에 따르면, 당시 궁궐 내에는 **“임금의 피난과 긴급 연락을 위해 땅 밑에 비밀길을 두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다만 이후 16세기 중반 임진왜란과 화재로 인해 궁궐의 대부분이 파괴되면서,
그 통로의 존재는 오랜 세월 잊혀진 전설처럼만 남아 있었다.

문헌 속 이야기로만 전해졌던 구조물이 실제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발견은 경복궁의 역사 복원에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이은정 교수, 서울대학교 건축고고학 연구팀장

과학 장비로도 확인된 ‘진짜 고대 구조물’

이번 조사에는 지하 투시 레이더(GPR)3D 스캔 기술이 함께 활용됐다.
그 결과, 통로의 입구뿐 아니라 내부에 작은 공간과 분기점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특히 일부 구간에서는 목재와 청동 장식 조각이 발견되어, 왕실에서 사용된 통신 장비나 운반 장치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조사팀이 밝혀낸 주요 사실

  • 터널은 길이 약 40m, 높이 약 1.8m, 사람이 허리를 숙여 이동 가능한 크기
  • 석재의 조각 기법과 석회 혼합물이 15세기 중반 양식과 일치
  • 통로의 일부에서 탄화된 목재와 도자기 파편이 발견
  • 내부 벽면에는 ‘守密(수밀)’이라는 한자 문양이 새겨져 있음

‘수밀(守密)’은 ‘비밀을 지킨다’는 뜻으로, 당시 궁궐의 비밀 시설을 나타내는 용어로 추정된다.

역사 속으로 되살아나는 왕궁의 그림자

일부 전문가들은 이 터널이 경복궁에서 북쪽 인왕산 자락 방향으로 이어지는 피난로였을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
당시 임금과 왕실이 전쟁이나 반란의 위협을 받을 때를 대비해, 은밀히 설치된 긴급 통로였다는 것이다.

이 통로는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조선 왕실이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국가를 지키려 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문화재청 관계자 발언 중

다시 살아난 역사의 숨결

현재 문화재청은 터널 내부의 안전성을 검토 중이며,
복원과 보존이 가능할 경우 일부 구간을 일반에 공개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외 역사 애호가들과 시민들 사이에서는 큰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500년 동안 잠들어 있던 역사가 깨어난 느낌입니다.
그 안에 아직 밝혀지지 않은 이야기가 숨어 있을지도 모르죠.

서울 시민 김민수(48세)

지금 이 순간에도 연구진은 그 어두운 통로 안에서 조심스레 돌을 닦고 있다.
조선의 왕들이 걸었을지도 모를 길 위에서, 과거와 현재가 맞닿고 있다.
그리고 경복궁은 다시 한 번, 그 위엄과 신비로 우리 앞에 살아 숨 쉬고 있다.

김 지훈

김 지훈

건축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시대와 인간을 담는 언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대학교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뒤, 다양한 도시에서 경험을 쌓으며 건축 저널리즘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C3KOREA에서는 건축 비평과 인터뷰를 주로 담당하며, 한국 독자들에게 세계 건축의 맥락을 전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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