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스페인 건축계의 최고 지성이라 불리는 라파엘 모네오가 2005년, 마드리드 산 페르난도 왕립아카데미에서 발표한 ‘건축에서 자의성의 개념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소논문을 엮어 만든 책이다.
건축 역사를 탐구하던 저자는 형태에서 인과관계의 논리와는 별개의 자의성이 있으며, 이는 곧 건축의 일반적인 성격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이렇듯 건축이 작동하는 두 영역, 자의성과 필연성을 통해 건축의 형태를 다루며, 코린트식 주두, 안토니 가우디의 환상적인 형태, 20세기 초와 말의 건축의 경향과 대표적인 거장들의 건축을 통해 두 영역 사이의 끊임없는 딜레마에 대해 설명한다.
여전히 건축을 건축과 용도 간의 다양한 문제에 대한 합리적 결과로 설정하려는 유혹이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건축 작업이 뿌리내리고 있는 역사를 진지하고 열린 마음으로 볼 수 있다면, 형태의 자의적 선택의 문제가 건축 역사 전반에 뚜렷이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라파엘 모네오가 전하는 형태와 건축의 관계에 귀기울여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