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모든 것을 ‘융합’하는 것이 곧 힘인 ‘융합의 시대’가 왔다. 한국문학사의 ‘융합과 통섭의 지식 콘서트’ 시리즈 1권 ‘경제학, 인문의 경계를 넘나들어’에 이어 ‘건축, 인문의 집을 짓다’가 출간되었다.
인문학이란 인간의 사상과 문화를 대상으로 하는 학문 영역을 말한다. 문학, 역사, 철학 외에 경제학뿐만 아니라 건축학이나 수학 등 이른바 이공계 학문의 근원에는 분명히 인문학적인 요소가 있다. 즉, 인간의 삶을 위한 모든 학문에는 인문학적 바탕이 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학문적 교양을 추구하는 이들을 이끄는 입문서가 되며, 더불어 사회 전반적으로 융합의 특성을 강조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지, 대학에서도 문·이과 교차를 확대하거나 구분을 폐지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진 계기는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어 특히 진로 및 학과 선택을 고민하는 청소년들에게도 좋은 안내서가 되어줄 것이다.
건축은 주로 집이나 빌딩, 다리 등의 건축물을 설계에 따라 짓는 행위를 일컫는다. 하지만 단순히 그러한 설명만으로 건축을 정의할 수는 없다. 건축물이 완성되려면 가장 먼저 구조와 물리, 설계 등 공학적 지식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이는 건축의 수많은 과정 중 초기 단계일 뿐이며, 작업이 진행되면 이보다 더욱 많은 요소가 하나둘 개입되면서 전혀 생각지 못한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저자는 총 6개의 장에 걸쳐 건축과 미술, 사회, 과학, 철학, 미학, 심리학, 문화와 같은 타 분야 학문과의 융합을 시도한다. 이처럼 건축이 여러 종류의 학문을 반영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인간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는 학문이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은 생활하면서 지속해서 공간의 영향을 받는다. 건축은 자연과의 조화를 통해 인간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등 인간의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이러한 이유로 건축가나 건축 분야 관계자들은 과거의 건축을 분석하고, 현재의 건축을 설계하며, 미래의 건축을 준비해 나간다. 여기에는 무엇보다도 인간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인문학적 지식이 밑바탕에 깔렸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건축이 공학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인문학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저자는 건축물을 의식주 중 하나가 아닌 우리 삶의 동반자로서 좀 더 깊이 있게 인식하기를 권유한다.
이 책을 통해 건축공학이나 기술, 그리고 역사 및 철학 등 인문학적 지식을 습득하고, 나아가 풍부한 인문학적 상상력을 펼쳐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