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이웃 소음, 금속 나사 하나면 끝? 놀라울 만큼 강력한 해결책

2025년 09월 29일

이웃집에서 들려오는 쿵쿵거리는 발소리, 쩌렁쩌렁한 음악, 혹은 아파트에서 흔히 나는 생활 소음 때문에 밤늦게까지 잠을 설친 적이 있다면, 당신만의 일이 아니다. 그런데 이 오랜 고민의 해법이 금속 나사 하나만큼 단순하다면 어떨까? 다소 엉뚱하게 들릴 수 있지만, 스웨덴의 한 연구자가 내놓은 돌파구가 바로 당신이 찾던 구원이 될지도 모른다.

소음을 절반으로 낮출 수 있는 혁신적 나사

벽에 박힌 나사 몇 개만 바꿔도 옆집에서 오는 소음이 절반으로 줄어든다고 상상해 보자. 바로 그런 아이디어를 University of Malmö(말뫼 대학교) 재료과학·응용수학과의 연구자 Håkan Wernersson가 현실로 만들었다. 그는 벽 사이로 전달되는 소리의 수준을 눈에 띄게 낮출 수 있는 독특한 나사를 개발했다.

이 특별 설계된 나사는 Sound Screw라는 이름을 갖고 있으며, 음파를 중간에서 끊어 주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핵심은 구조에 있다. 나사 몸통이 가운데에서 분리되어 있고 내부에 스프링이 들어가 있다. 벽체의 목재 보에 석고보드(드라이월)를 고정할 때 이 스프링이 원래 재료를 타고 넘어갈 소리의 진동을 흡수해 분산시킨다. 그 결과, 반대편으로 건너가는 음파가 줄어 귀에 도달하는 소리가 줄어들고, 시끄러운 이웃 소음이 훨씬 덜 거슬리게 된다.

실험실을 넘어 현장으로: 실제 테스트 결과

이 혁신의 성과는 유망하다. 음향 실험실 테스트에서 Sound Screw는 표준 드라이월 환경에서 소리 레벨을 9데시벨 낮추는 것으로 확인됐다. 체감으로 환산하면 소리가 사실상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효과다. 동일한 나사는 실제 환경에서도 검증되었다. 예컨대 한 미용실에서는 기존 천장 석고마감을 뜯지 않고 기존 나사만 이 제품으로 교체했는데, 일상적인 업무 환경에서도 실험실과 다름없는 긍정적 결과가 나타났다.

Wernersson는 아파트 건물에는 차음 성능에 관한 법적 요구 사항이 존재한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Sound Screw가 이러한 기준을 충족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동시에, 방 간 소음 저감이 필요하지만 대대적인 구조 변경까지는 원치 않는 단독주택에서도 특히 유용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부가적 이점: 공간 절약

Sound Screw를 사용하면 공간까지 아낄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전통적인 단열·방음 방식은 추가 레이어나 자재를 덧대야 해 실내의 귀중한 공간을 잡아먹기 쉽다. 반면 이 혁신적 나사를 쓰면 석고보드를 벽체에 직접 고정할 수 있어 바닥과 천장에서 여유를 확보할 수 있다. Wernersson의 말처럼, “바닥 면적 1제곱미터의 가치는 수천 유로에 달할 수 있는데, 이 나사를 쓰면 그 공간 가치를 최대한 끌어낼 수 있다.”

소음 제어의 미래: 추가 검증 과제

Sound Screw는 큰 가능성을 보여 주었지만, 장기간의 일상 환경에서 성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려면 더 많은 시험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이 제품에 대한 관심은 이미 뜨겁다. 남미일본 등 먼 지역의 기업들까지 이 나사를 건축 공정에 도입하는 방안을 탐색하고 있다.

단순하지만 강력한 이 해법은 소음이 심한 환경에서 사는 이들에게 경제적이고 공간 효율적인 조용한 생활을 제공할 잠재적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 작은 혁신이 일상을 얼마나 크게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한 예다. 다음에 쿵쿵거리는 발소리나 옆집의 웅성거림이 들려온다면, 몇 개의 Sound Screw가 당신의 집에 다시 평온을 가져다줄 수 있을지 떠올려 보자.

김 지훈

김 지훈

건축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시대와 인간을 담는 언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대학교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뒤, 다양한 도시에서 경험을 쌓으며 건축 저널리즘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C3KOREA에서는 건축 비평과 인터뷰를 주로 담당하며, 한국 독자들에게 세계 건축의 맥락을 전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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