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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ㄱㄴ 하우스

임상우

 

 

‘ㄱㄴ 하우스’는 세 명의 의뢰인을 위한 집으로, 제주애월읍, 감귤밭 옆을 부지삼아 들어설 예정이다. 애초의 계획은 부지를 셋으로 나누어 각각 건물을 세우는 것이었으나, 사방이 자연으로 둘러싸인 제주도에서 도시처럼 자로 잰 듯 서로를 구분하고 폐쇄적인 형태로 짓기보다는 분리된 세 집이 하나의 군집을 이루며 제주의 풍경을 담아내도록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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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는 부지 전면에 있는 도로를 일종의 복도로 생각했다. 도로와 직각을 이루도록 세 건물을 나란히 배치하여 단지 내 도로를 줄이는 동시에 모든 집에서 탁 트인 전망을 통해 한라산을 볼 수 있게 했다. 전면 도로에서 각 건물로 들어가는 방법은 세 집 사이의 열린 축을 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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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하우스는 한 가족을 위한 별장으로, 가족이 제주도에 머무는 동안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치유 공간이다. 땅의 모습과 어울리도록 ㄴ자로 배치하여 대지를 품는다. 건물 안에서 마당을 내려다볼 수 있으며, 천장이 뚫린 테라스에서는 마음껏 채광을 누리면서 쉴 수 있다. 

 


 

 

B 하우스는 기다란 축 모양의 건물 옆에 대형 갑판이 놓인 모습이다. 삼각형 부지에서 A와 C하우스 사이에 위치하기에 대지의 지분과 건물 비율을 세심하게 고려한 결과로 마루 데크를 놓기로 계획했다. 이 넓은 플랫폼은 이웃하는 양쪽 집이 한정된 공간 속에서 한라산의 장엄한 경관을 바라볼 수 있는 풍요로운 외부 공간을 형성한다.

 


 

 

C 하우스는 셋 중 가장 높고 긴 형태로 세워졌다. 3층에서는 창문을 통해 한라산을 그림처럼 감상할 수 있다. 하늘을 향해 열린 옥상 공간은 ㄱㄴ하우스의 등대의 역할을 한다. 이곳은 내외부 공간이 서로 대응하며 뒤섞이는 공간으로 건축과 자연이 소통하는 장소다.

 


 

세 채의 집은 제주의 돌 담 위로 떠 있는 흰 배 세 척을 은유한다. 현무암으로 쌓아 올린 담을 넘실거리는 하나의 파도로 보고, 건물은 마치 배처럼 떠 있는 형상으로 표현했다. 아울러 대지의 바닥을 쉽게 걸터앉을 수 있는 모양으로 만들어 자연을 누릴 수 있는 또 다른 방식을 상상하고 시도했다.

사이좋게 모여 서 있는 건물들은 한글 자음인 ㄱ과 ㄴ을 떠올리게 한다. ㄱ과 ㄴ자가 서로 미끄러지면서 ㅁ이 되고 공간을 이룬다. 그 틈을 통해 자연의 개입 범위를 한정하기도 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직선의 단순한 형태에서 출발해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내는 건축의 과정은 자연과 마주하기 위한 크고 작은 다양한 몸짓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빛과 바람의 움직임, 날씨의 변화 등 끊임없이 모습을 달리하는 자연 속에서 그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해 가는 방법이기도 하다.

 

 

대지위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애월읍 고성리 일반 142-2 / 지역 지구: 계획관리지역, 자연취락지구 / 용도: 단독주택 / 대지면적: 1,154m2 / 건축 면적: 215.09m2 / 연면적 301.73m2 / 건폐율: 18.63% / 용적률: 26.14% / 규모: 지하 1층, 지상 3층 / 구조: 철근콘크리트 구조 / 최고 높이: 12m / 조경 면적: 202.08m2 / 외부 마감: 노출 콘크리트 / 주차대수: 3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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